전통시장은 그 지역의 삶과 문화를 가장 진하게 담고 있는 공간입니다. 정겨운 상인의 인심, 지역 특산물, 그리고 오래된 간판과 골목들은 단순한 장터를 넘어선 여행지가 됩니다. 경상북도에는 각 지역별로 고유한 매력을 가진 전통시장과 이를 둘러싼 관광 명소들이 잘 어우러져 있어 여행과 미식,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관광코스를 연결한 1일 또는 1박 2일 경상북도 여행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시장에서 먹고, 사고, 구경하고… 진짜 경상북도를 만나보세요.

안동 구시장 + 하회마을, 도산서원
안동은 경상북도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도시로, 그 중심에는 안동 구시장(구 안동시장)이 있습니다. 이곳은 안동찜닭의 본고장으로, 시장 골목 안에 찜닭골목이 따로 조성돼 있어, 현지인 맛집에서 제대로 된 찜닭을 맛볼 수 있습니다. 찜닭 외에도 간고등어, 헛제삿밥, 안동국시 등 안동 향토 음식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어 점심 한 끼로도 여행 만족도가 높습니다. 시장 인근에는 옛 풍경이 그대로 남은 찜닭골목, 젓갈골목, 옷감골목 등이 있으며, 투박하지만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연출됩니다. 특히 주말엔 거리공연, 전통놀이 체험 부스가 마련돼 있어 볼거리도 많습니다. 시장을 들른 뒤에는 하회마을로 이동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둘러보거나, 도산서원에서 고즈넉한 유교문화의 숨결을 느껴보는 일정이 좋습니다. 두 장소 모두 차량으로 20~30분 거리이며, 안동 구시장을 중심으로 전통문화+맛집 여행이 가능합니다.
경주 성동시장 + 대릉원, 황리단길
경주는 수학여행지로 익숙하지만, 커플과 가족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은 도시입니다. 전통시장 탐방의 중심은 경주 성동시장. 이곳은 경주 시민들의 일상 속 먹거리와 감성이 깃든 공간으로, 유서 깊은 노포부터 젊은 감각의 간식거리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시장 내 대표 먹거리로는 황남빵, 경주떡갈비, 경주식 해장국, 칼국수, 분식집의 떡볶이 등이 있고, 일부 매장은 SNS에서 입소문이 나 주말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야시장 분위기를 자아내는 야외 포장마차존도 있어 저녁 시간에도 활기가 넘칩니다. 성동시장은 대릉원, 첨성대, 월정교, 황리단길 등 주요 관광지와 도보 10분 거리 내에 위치해 있어, 시장-관광지 연계 코스로 매우 효율적입니다. 특히 시장에서 간단한 간식을 사서 대릉원 산책로에서 피크닉을 즐기거나, 황리단길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더하면 하루 종일 쉴 틈 없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포항 죽도시장 + 영일대해수욕장, 호미곶
경상북도 동해안의 중심도시 포항은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한 도시입니다. 그 중심에는 전국 3대 수산시장 중 하나인 죽도시장이 있습니다. 약 1,200여 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는 대규모 시장으로, 횟집, 건어물 가게, 수산물 상점, 즉석 조리 음식점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활어회는 물론, 오징어불고기, 문어숙회, 장어덮밥, 해물파전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포항 명물인 과메기(계절한정)도 이곳이 가장 원조에 가깝습니다. 시장 내 먹자골목에는 혼밥이 가능한 좌식식당도 많아, 여행객에게 편리합니다. 죽도시장을 둘러본 후에는 도보나 차량으로 10~15분 거리에 위치한 영일대해수욕장이나 호미곶 해맞이공원으로 이동해 바다를 즐기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영일대는 해변 산책과 바다 카페, 바닷가 포토스팟이 많고, 호미곶에서는 드넓은 동해 바다와 함께 ‘상생의 손’ 조형물로 유명한 해돋이 명소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포항은 시장과 관광지 간 거리가 가까워 데이트, 미식, 해변 감성까지 모두 담을 수 있는 데일리 코스로 완벽합니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을 넘어, 지역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진정한 문화공간입니다. 경상북도의 시장과 관광지를 함께 엮은 여행은 먹거리와 볼거리, 사람의 정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풍성한 여행이 됩니다. 2025년 6월, 여행 계획 중이라면 하루쯤은 시장에서 지역민처럼 걷고, 그 옆 관광지에서 휴식하는 여유를 누려보세요. 경상북도는 늘 그 자리에, 따뜻한 미소로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